광고 없는 채팅

어렸을 땐 속한 단톡방이 많았고, 매일 재밌는 소식과 수다가 카톡을 꽉 채웠다. 하지만 지금은 몇몇 친한 사람들과 안부를 주고받는 정도. 몇몇 친구, 가족 단톡방, 남편. 이 정도가 내 메시지의 대주주다. 그러다 보니 확실히 빨간 점에 찍힌 숫자가 적어졌고 1, 2라도 뜨면 내가 반가운 사람 중 누구의 연락일지 설레며 열어봤다.

그러다가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기대하고 열어보면 죄다 광고다. 짜증을 넘어서 배신감까지 든다. 누가 나한테 연락했나보다 하고 눌러보면 000 브랜드의 신제품 소식, 곧 사라지는 쿠폰 알림(사실 사라지면 또 줄 거면서), 수신 동의 안내뿐이니 택배 배송 안내면 그나마 반가운 쪽에 속할 지경이다.

그러다가 배우자와 아이메시지를 쓰기 시작했는데, 귀여운 이모티콘도 없고 워낙 카카오톡에 길든 터라 사용하기 편하진 않지만, 깨끗한 경험에 만족하고 있다. 채팅 리스트를 보는데 상단 배너 광고를 안 봐도 된다니! 빨간 1이 뜨면 다 아는 사람의 연락이라니! 물론 문자도 너무 스팸이 많긴 하지만 비교적 카톡보다는 글자만 드라이하게(?) 오는 편이니 덜 부담스러운 것 같기도 하다. 걸러주는 앱도 많고.

항상 정직하게 돈을 받는 서비스는 어디 없을까, 그런 것을 만들 수 없을까 생각한다. 카카오톡의 채팅만 보면, 개인 간 채팅을 보내는 건 무료고 돈을 내는 사람들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쪽이다. 개인 간 채팅이라는 트래픽을 담보하는 기능과 수익을 내는 광고의 밸런스를 잘 지키려고 당연히 노력하겠지만, 밸런스가 무너질 때는 항상 있기 마련이고 대부분 무료로 채팅을 주고받는 쪽이 아니라 돈을 내는 사람들의 쪽으로 쏠리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나처럼 10개 중 8개가 광고인 사람도 나타나고 말이다.

카카오톡을 보면서 문득, 너무 많은 서비스가 무료이고 그래서 광고가 붙어있고 사람들은 집중력 방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생산성 앱을 돈 주고 사서 쓴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광고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돈을 쓰는 네거티브 방식보다 좋은 서비스에 돈은 내는 쪽이 세상에 더 많은 훌륭한 서비스를 나오게 하지 않았을까. 이런 담론은 물론 엄청 오래된 이야기고 그만큼 많은 이야기가 있겠지만 살면서 체감할 일을 많지 않기에 이참에 생각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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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와우 모먼트

많은 영역이 직감으로 작동한다고 믿는다. 특히 사람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첫인상이 오래 가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에 신뢰도 선형적으로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저가 어떤 서비스의 가치를 깨닫고 계속 쓰게 되는 순간을 와우 모먼트라고 말한다. 이 공식은 디지털 제품이 아니더라도 모든 경험에 존재한다. 고생하더라도

요즘 일에 대한 생각들

1. 흑백요리사가 여전히 화제다. 하도 여러 셰프들이 이렇다, 저렇다 해서 질릴 만도 한데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사람은 에드워드 리 셰프다. 어떻게 사람이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오지. 유퀴즈에 출연한 것을 봤는데 요리를 퍼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걸 여기로 옮기고 저걸 저렇게 하면 어떻게 되지?’하는 마음으로 본다고, 요리 앞에선 어린아이가 된다고

시들함은 해롭다

‘무엇이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가’라는 책을 읽었다. 즐겨보는 ‘장동선의 궁금한 뇌’에서 소개해서 읽게 되었다. 책에서는 ‘시들함’이라는 마음 상태를 정의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활력을 찾는 방법을 말한다. 마침, 당시 내 감정 상태도 딱 그러해서 공감하면서 읽었다. 책의 내용을 빌리자면 시들함은 다음과 같다. * 건강하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었으니 축복받은 셈이라고 생각하면서 불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