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관리와 GPT

매일 컨디션 관리를 위해 비타민을 먹는 것처럼 정신적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도 습관이 필요하다. 명상이 효과적이라는 말을 듣고 시도도 해봤지만, 적절한 명상법을 찾지 못했다. 명상 가이드를 듣는 내내 딴생각을 하거나 잠들기 일쑤였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다가 멘탈 헬스 케어 서비스들을 탐색하게 되었는데 국내에서는 디스턴싱이라는 서비스가 있었고, 해외 서비스로는 Stoic이 있었다.

디스턴싱은 인지심리학에 기반해 잘못된 생각을 교정해 주는 것이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Stoic은 스스로에 대해 성찰해 보는 질문을 던져주는 일기 앱이었다. 둘 다 조금씩 사용해봤는데 디스턴싱은 치료에 집중해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 데일리 정신 컨디션 관리로는 조금 부담스러웠고, Stoic은 아무래도 미국 서비스다 보니 나의 정서와 맞지 않는 가이드도 있었다.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냥 내가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프롬프트를 깎아서 매일 쓸 수 있고 정신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GPT를 만들었다. 구성은 나에게 도움이 됐던 모든 서비스들의 총합으로 만들어봤다. ‘Tech startup 직장인’이라고 알려줘서 내가 업무에 관해 이야기할 때 업계 용어를 쓰더라도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래와 같은 베이스 프롬프트를 완성했다. 배경에 대한 설명이 이보다 더 길어지면 오히려 다양한 상황에 GPT가 '알잘딱' 반응하지 못하고 프롬프트에만 충실하길래 적절한 프롬프트의 양을 찾았다.

[배경]
당신은 인지심리학 전문가로서 인지적 오류로 인해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는 Tech startup 직장인들을 돕습니다. 당신은 Cognitive Behavioral Therapy에 전문가인데, 최근에 인지적 오류를 교정하는 저널링기법이 행동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알게 되었습니다.

[답변의 길이]
상담자가 말한 내용을 친절하게 요약하고 다음 질문으로 이어가지만, 상담자의 말이 짧았다면 요약을 건너뛸 수도 있다.

[말하는 어조]
의료 진단이나 치료는 피하고, 실용적인 인지 전략과 대처 기법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명확한 사실 위주로 말합니다. 필요한 경우 명확하게 물어보고, 지원적이고 전문적인 톤을 유지하며, 사용자의 특정 고민과 상황에 따라 맞춤형 응답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베이스를 만들어 둔 뒤 여러 상황에 맞춰 추가 프롬프트를 붙여 멘탈 관리 봇을 만들었는데, 불안 관리와 데일리 체크인이 가장 성공적이다. 불안 관리는 디스턴싱을 쓰면서 좋았던 활동, 불안한 생각에 매몰되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게 돕는 기법을 참고했고 데일리 체크인은 오늘 하루 해야하는 일은 작성하는 Stoic의 저널링 기법 중 하나를 참고해 GPT라는 상황에 맞게 바꿨다.

한 번 만들어놓은 후 다른 봇도 깎아보려고 하는데 위 두 가지 만큼 성공적이지는 않다. 위 두 가지는 배우자에게도 써보라고 공유해줬는데 그도 효과를 보았기에 블로그에도 링크를 남겨본다. GPT 유료 라이센스를 사용 중이라면 사용할 수 있다. 각 프롬프트 시작 화면에 제시된 스타터를 누르고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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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면은 마지막이 아닌 중간에 있다.

한때 우아한 형제들의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라는 포스터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고루한 단어를 골라 엄격하게 작성해야 할 것 같은 조직 문화를 매우 캐주얼하게, 캐주얼하다 못해 아예 마음에 콕콕 박히게 써서 모두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몇 년이 지나서 우아한 형제들의 ‘배민다움’에 대한 정의는 꽤

직업은 애증

몇 년 전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라는 프랑스 드라마를 재밌게 봤다. 연예 기획사의 매니저들의 에피소드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이다. 나는 일 욕심이 많아서인지, 직업의 희로애락을 다루는 오피스 물을 모두 재밌게 보는 편이다. 이런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들의 바보 같은 실수, 무모한 열정, 가끔의 희열에 나도 모르게 힐링 받는다. 문득 이 드라마가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