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tle Living

일상 생활을 하며 든 생각들에 대해 씁니다. 잘 만들어진 물건에 관심이 많습니다.

Work Journal

헐렁한 결심

최근 나의 삶을 극단적으로 바꿔준 요물이 있다. 바로 오닉스 팔마다. 휴대폰 사이즈의 작은 이북 리더기인데, 리디 페이퍼와 킨들을 써도 책을 안 읽었던 나로선 큰 기대는 없이 적어도 조금은 인스타그램을 멀리할 수 있을까 싶어 샀는데 대박이다. 한 달간 팔마로 출퇴근길에서만 4권을 읽었다. 나의 독서 루틴은 이러했다. 아침에 출근길에 약 30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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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비행

발리로 여행을 간다. 인도네시아를 동남아라는 느슨한 범주에 넣어버리고 비행시간을 얕잡아봤는데 총 6시간 30분이나 걸리는 긴 거리였다. 장시간 비행에 나름대로 대비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옆자리 고수들을 보면 또 한 수 배운다. 이번에 깨달은 바를 더해 80cm의 좁은 공간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방법을 적어본다. 소지품의 적절한 안배 일단 비행용 파우치와 작은 가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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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트리 정리함, 흐트러지지 않으리라

지금 사는 집에 이사온 지는 2년 정도 되었다. 처음엔 깔끔했는데 살다보니 삶의 부산물이 쌓여 예전같지 않아졌다. 이 정도면 필요한 만큼은 쌓아두고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창고는 선풍기와 가습기같은 계절 가전들과 대량으로 구매한 화장지, 세제로 발디딜틈이 없어졌다. 정리가 필요했다. 로망이 있었다. 동일한 색상과 규격의 정리함으로 창고를 정리하는 것. 하지만 이런 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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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 스타벅스를 좋게 평가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커피 애호가들은 스타벅스 커피에서는 그을린 맛(나쁘게 표현하자면 탄 맛)만 강하게 난다며, 풍미가 단순하다고 말한다. 그들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숙련된 바리스타가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는 토스트 향부터 산 딸기향까지 다채로운 향과 맛이 난다. 그럼에도, 나는 ‘스타벅스 따뜻한 아메리카노 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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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몰트 위스키 잔, 품위를 장전해두기

먹는 것은 무척 중요하면서도 소박한 일로 취급된다. 하지만 마시는 것은 조금 다르다. 특수한 경우인 물을 제외하곤 음료를 마시는 일은 부가적인 일로 치부된다. 음식점에 가도 그렇다. 메뉴는 꼭 골라야 하는 것이지만, 음료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다. 그렇듯 마시는 일은 사치스러운 일이어서 호사스러운 집기가 필요하다. 컵(혹은 잔)이다. 접시는